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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만명도 돈 떼였다...2년새 문닫은 '먹튀 상조' 60곳 덧글 0 | 조회 3,023 | 2016-08-07 00:00:00
관리자  
“회사 대표 전화도 불통이고 홈페이지도 폐쇄됐다고 하네요. 피해보상 해준다는 공제조합 쪽도 통화가 안 되고….” 서울 신당동에 사는 김모(55)씨는 자신이 가입한 상조회사가 7월 초 폐업했다는 소식을 보름이나 지난 뒤에야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5년 전 친척의 권유로 가입한 (주)국민상조가 갑작스레 폐업을 한 것이다. 국민상조는 200여 개 상조회사 가운데 10위 안에 드는 큰 규모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TV와 신문 등에 광고도 해 왔다. 김씨는 그동안 납부한 돈을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알아봤다. 하지만 “통화는 되지도 않아 공제조합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상조 피해 보상 기관인 한국상조공제조합의 민원상담 전화번호로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씨는 국민상조가 내놓은 ‘프라임(396)’상품 회원이다. 월 3만원씩 132개월치(총 396만원)를 먼저 내는 상품이다. 그는 처음 1년 동안은 월 3만원씩 계좌이체를 하다가 목돈이 생겨 나머지 360만원을 한꺼번에 납부했다. 장례를 치르게 될 경우 오동나무 관에 100% 대마 수의, 도우미 인력 5명, 고급 리무진과 장의버스 왕복 서비스, 각종 장의 용품, 입관·발인 때 필요한 용품 등을 제공받는 조건이다. 그는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고 없는 돈 모아 가입해 둔 것인데 하루아침에 망할 줄 누가 알았겠나. 공제조합에서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국민상조 측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회사 경영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2016년 7월 5일로 폐업하게 되었습니다’는 짤막한 팝업창만 띄웠을 뿐 피해보상이나 대책은 언급도 없다. 최근엔 홈페이지 접속조차 안 된다. 국민상조 폐업의 불똥은 경찰에도 튀었다. 국민상조 회원 9만여 명 중 전·현직 경찰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퇴직경찰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는 2005년 국민상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조 가입을 독려했다. 당시 경우회와 경찰청은 전국 각 경찰서로 협조 공문을 띄워 국민상조의 회원 유치를 적극 지원했다. 정확한 경찰 가입자 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업계 안팎에선 최소 3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국민상조의 한 직원은 “공식적으로는 경찰 회원이 3만 명이라고 얘기하지만 전체 회원 중 절반 정도가 전·현직 경찰이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퇴직한 박모(56) 전 경감은 “10년 전쯤 충청도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할 때 국민상조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나 말고도 20명 가까운 동료가 함께 회원이 됐다”고 말했다. 폐업 소식을 들은 경찰 출신 회원들은 경우회에 전화 문의를 하거나 내부 게시판에 불만 글을 쏟아내고 있다. 경우회와 경찰청 관계자는 “정확한 가입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경찰서에 지시를 해 놓은 상태인데 여름휴가 기간과 겹쳐 시간이 다소 걸린다”며 “피해상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상조의 폐업과 피해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조 업계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09년 한국소비자원이 평가한 ‘상조 서비스 소비자 만족도 비교정보’ 평가에서 최우수 상조 업체로 선정된 국민상조마저 무너졌는데 다른 상조업체들은 괜찮겠느냐는 우려가 쏟아지는 것이다. 현재 상조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은 420만 명 정도다. 우리 국민 12명 중 1명꼴로 상조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보호 대책은 부실하다. 현행 할부거래 관련법상 할부거래영업을 하는 모든 상조회사는 회원들에게서 받은 회비의 50%를 공제조합이나 은행에 예치토록 돼 있다. 회사가 부도나거나 폐업할 경우 공제조합은 이 예치금으로 회원들이 낸 선수금의 절반을 보상해 줘야 한다. 국민상조의 경우는 선수금 940억원의 50%인 470억원을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국상조공제조합 측은 “회원 수가 많아 시간이 지체되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회원들에게 보상액 등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상조가 공제조합에 예치한 돈은 90여억원밖에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80억원은 조합이 채워 넣어야만 한다. 최근 만 2년 동안 60개가 넘는 상조회사가 폐업 또는 등록취소가 되는 등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조합이 매번 보상금 부족분을 대신 내놓아야 해 조합 자체도 상당한 부실 상태에 빠져 있다. 익명을 원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공제조합의 보상 여력이 충분한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꽤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차적으로 예치금을 제대로 내놓지 않은 상조회사들의 탓도 크지만 조합 측의 회원사 관리 부실과 일부 예치 자금의 불투명한 운영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 정무위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상조업계를 관할하는 2개의 공제조합(한국상조공제조합·상조보증공제조합)이 회원사들로부터 받은 예치금은 고객들이 낸 납부금의 50%대에 한참 못 미치는 9.3%(한국상조)와 17.8%(상조보증)에 불과했다. 사실상 공제조합이 보상기관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유사시 회원들은 납부금의 절반은커녕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상조업계 자체의 부실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 290여 개이던 상조업체는 지난해 220여 개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울산과 강원 지역의 최대 상조회사인 동아상조와 AS상조가 문을 닫았고 아직까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회원들도 적지 않다. 공정위는 피해대책 마련 차원에서 뒤늦게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상조업체는 1년에 한 차례 이상 선수금 내용을 회원들에게 발송하고 공정위에 발송 내역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만약 허위 내용을 발송하면 3000만~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 할부거래과 담당자는 “업계 내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데다 일부 업체는 임직원들의 횡령·배임 등 도덕적 해이까지 겹쳐 문제”라며 “선수금 예치금이 제대로 납부돼 있는지 현장 실사를 자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공제조합 등에 납부해야 할 예치금을 줄이기 위해 아예 회원 가입자 수를 일부러 줄여 신고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는 고스란히 가입 회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올 3월 폐업한 또 다른 상조회사는 상조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을 여행사 회원으로 둔갑시켰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 회사가 피해보상을 위해 예치한 금액은 선수금으로 받아 놓은 134억원 중 3억8000여만원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김연진 팀장은 “소비자들의 피해보상을 위해 상조회사가 공제조합에 납부하는 예치금 비율이 너무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제조합이 회원사 모집을 위해 스스로 예치금 부담을 줄여 주려는 경향도 있는데 공정위가 이런 부분을 철저히 감독해 부실운영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 BOX] 상조서비스 대금, 할부로 내야 해약 때 환불받을 수 있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되는 상조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해마다 1만 건을 넘는다. 회원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지급하기로 한 사은품이 불량이란 내용부터 해약 후 환불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내용까지 불만과 피해 내용도 다양하다. 실제로 케이블TV 광고를 보고 상조 서비스에 가입한 A씨는 사은품으로 받은 전기밥솥이 불량품이어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자 업체 측은 계약을 해약하도록 유도한 뒤 관련 규정을 내세워 A씨에게 환급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사은품이 포함된 상조 상품에 가입했다가 해약하는 경우 사은품은 별도 계약이라고 하거나, 사은품 관련 비용을 따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서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상조서비스는 할부거래법으로 관리되는 만큼 대금을 두 달 이상 나눠 지급해야 한다. 한꺼번에 대금을 다 낸 뒤 2주가 지나면 물품 거래에 따른 환불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상조 상품이 할부거래법 적용을 받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공제조합이나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려는 상조의 선수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조합과 은행 등에 소비자 피해보상을 위해 예치해 놓은 담보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비교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이 가입한 상조업체가 폐업한 뒤 다른 회사로 회원 승계가 되는 경우에는 기존 납입금 외에 추가 부담이 있는지 여부와 원래 계약에 명시된 서비스를 다 보장받을 수 있는지 세심히 따져봐야 한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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